2019년 부활절 남·북한 교회 공동기도문과 평양의 조선그리스도교련맹

 

1996년 문민정부 시절부터 남과 북의 교회는 해마다 부활절 예배를 위한 공동기도문을 발표해 왔다.  2019년은 남북교회가 24년 째 공동기도문을 발표하는 해이다.

 

 

그러나 2019년 올해는 남한의 기독교 대표기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 National Council of Churches in Korea)가 북한의 기독교 대표기관 조선그리스도교련맹(KCF : Korean Christian Federation)으로 부활절 공동기도문 초안을 잡아 송신했지만, 북미간의 갈등이 불거지는 상황에서, 북측 교회로부터 회신이 이루어지지 않으므로 다음과 같이 공지하게 되었다.

 

“본회가 조선그리스도교련맹에 제안한 부활절 남북공동기도문 초안입니다. 아직 조그련으로부터 회신이 오지않아 이 기도문 초안을 올립니다. 비록 합의되지 못한 기도문이지만 내일 부활절 예배시 꼭 사용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늦게라도 련맹에서 회신이 오면 재공지하겠습니다.”

 

▲ 북한의 조선그리스도교련맹(조그련) 본부 청사.  평양 봉수교회와 평양신학원 옆에 위치해 있다.

 

조선그리스도교련맹은 북한의 기독교 대표기관이긴 하지만 북한 체제의 특성상, 조선 노동당 통일전선부 산하에 있기에, 당의 분위기와 입김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한계를 지니고 있다.

 

 

조선그리스도교련맹(KCF)의 약칭은 ‘조그련’이며 현재 조그련 중앙위원장은 강명철 목사이다.  강명철 목사는 평양신학원을 재건하는 데 앞장 선 강량욱 목사의 손자이자 북한의 공산주의 체제에서 새벽기도를 이어온 강영섭 목사의 아들로서 북한의 진골 기독교인이다.

 

▲ 과거 조선그리스도교련맹 중앙위원회 위원장 시절의 강영섭 목사

 

강명철 목사는 김일성종합대학과 평양신학원을 졸업한 후 북한체제에 그리스도의 복음을 공존시키는 데 앞장서고 있다.

강명철 목사가 신앙을 지키며 북한의 공산주의 체제와 그리스도의 복음을 공존시킬 수 있는 것은, 이북을 향하신 하나님의 놀라운 역사이며 또한 그 집안의 신앙과 가문의 내력 때문이기도 하다.  조부인 강량욱 목사는 1970년대에 북한의 부주석을 역임한 바가 있다.

 

 

2019 부활절 남북(북남) 교회 공동 기도문 (초안)

 

부활의 주님,

절망과 고난의 십자가를 넘어 부활의 새벽을 맞아 이제 더 이상 죽음에 매어 있지 않고 생명의 새 시대를 열게 하시니 감사합니다. 주님의 부활이 오늘 한(조선)반도의 평화의 봄을 경작하는 새 역사로 나타나게 하옵소서. 산마다 들마다 개나리와 진달래가 한껏 어우러지고 맑고 따뜻한 봄바람이 백두에서 한라까지 자유롭게 넘나들 듯이 반만년 우리 겨레의 마음도 분단과 냉전의 장벽을 넘어 산 따라 강 따라 마음껏 왕래하며 하나 됨을 느끼게 하옵소서.

 

은총의 주님,

작년 우리는 판문점의 기적을 떨리는 가슴으로 지켜보았습니다. 분열의 상징이었던 판문점이 평화와 통일, 번영의 시작점이 되었습니다. 70년 넘게 우리를 짓 눌러왔던 분단의 장벽이 무너져 내렸고, 우리는 새로운 화합과 상생의 시대로 힘차게 출발하였습니다. 평화를 향한 돌이킬 수 없는 이 길을 남과 북(북과 남)이 손잡고 나아갈 때 어떤 장애물이 있어도 기필코 극복할 수 있는 힘을 주옵소서.

 

평화의 주님,

70년이 넘도록 전쟁의 고통을 끝내지 못하고 있는 한(조선)반도에 종전선언과 평화조약, 그리고 비핵화를 허락하시어 평화체제를 만들어 가게 하옵소서. 분단과 전쟁, 냉전과 제재로 이어지는 적대와 반목을 끝내고 한(조선)반도의 평화의 빛이 동북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로 퍼져 나가게 하옵소서. 남과 북 (북과 남), 해외의 모든 그리스도인들과 주민들이 한(조선)반도의 평화를 위해 힘써 일하도록 지혜와 능력을 더하여 주옵소서.

 

희망의 주님,

부산에서 출발한 열차가 서울을 지나 군사분계선을 넘어 평양을 거치고 신의주를 통과하여 저 유라시아까지 달려가는 희망의 한(조선)반도를 꿈꾸어 봅니다. 새로운 시간의 분수령에 서서, 민족의 역사적 전환점에서 퇴보하지 않게 저희를 이끌어 주옵소서. 100년 전 이 땅에서 일제에 항거하여 온 겨레가 하나로 일어섰듯이, 2019년 남과 북(북과 남) 우리 겨레가 믿음과 평화의 손을 잡고 다시 일어서게 하옵소서. 부활하게 하옵소서.

 

끊어진 것을 다시 잇고 죽은 것을 살리시는 부활의 주 예수 그리스도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2019년 4월 21일 부활절에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조선그리스도교연맹(KCF)

 

 

종교개혁 박은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