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현장] 감리교 비상시국기도회 대한문광장 (2014.05.19)

 

“불어라 바람아 나는 바람개비가 될게”

제2차 감리교비상시국기도회, 대한문 광장서 생명의, 민주의, 민중의 바람개비가 되어

 

▲ 감리교비상시국기도회 개회

 

5월19일(월) 저녁 7시 시청 앞 대한문 광장에 십자가가 섰다. 감리교시국대책위와 감리교평화학교가 공동주최한 감리교비상시국기도회가, 잠든 자를 깨우는 깊은 종소리의 울림으로 시작되었다. “여기 오소서 내 주여.” 예배의 부름을 받은 세 명의 임사자가 제단에 올라, 고개 숙인 300여 명의 성도와 함께 기도하기 시작했다.

 

▲ 기도1.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위하여 – 감신대 총학생회 백인혁 사회부장

 

감신대 총학생회 사회부장 백인혁 전도사는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위한 기도’에서,

“4월16일 우리는 돈과 권력의 압력을 이기지 못해 끝내 가라앉는 대한민국을 보았습니다. 우리사회가 생명을 경시하는 사회, 돈과 명예와 권력이 생명보다 소중한 사회라는 것을, 생명의 자본화와 자본의 생명화가 이미 견고해져버린 사회라는 것을 똑똑히 보았습니다.” 주님 앞에 이 문제들를 갖다 놓으며, “침몰하고 있는 대한민국에서 세월호 참사는 이미 예견된 비용”이었음을 고백하였다.

또한 그리스도인으로서 자신이 죽지 못해 세상이 죽게 된 것을 한탄하며, “우리가 죽였습니다. 우리가 죽인 것입니다. 세상을 향한 하나님의 탄식과 한숨을 무시한 채, 안위만을 걱정하며 자본과 권력에 타협해온 우리가 바로 살인자”였음을 부르짖었다.

 

▲ 기도2. 민주주의 회복을 위하여 – 감리교청년회동우회 강희석 총무

 

감청동우회 강희석 총무는 ‘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기도’에서,

“사람 사는 세상을 위해, 사람됨을 위해 신앙의 동지들이 피와 기도로 일구어온 이 땅의 민주주의가 짓밟히고 있습니다. 이 땅의 민주주의를 회복하겠다는 국민의 소리에 귀 닫고 오히려 종북세력으로 몰아가려는 국가권력을 보시옵소서.

국민주권이 무시되고, 국정원과 수사기관 국군사이버사령부까지 선거에 불법으로 개입한 사실이 밝혀졌지만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실정”임을 주님께 고하며, 독재시절 안기부가 저질렀던 똑같은 일을 21C 오늘에도 “간첩조작 사건 등 거짓으로 국민을 속이려는 이때에, 참과 거짓을 분별할 수 있는 지혜와 거짓에는 ‘아니요’라고 단호하게 말할 수 있는 용기를 주시옵소서.”라고 기도하였다.

 

▲ 기도3. 고난당하는 민중의 생존권을 위하여 – 중앙연회 여교역자회 윤정미 목사

 

중앙연회 여교역자회 윤정미 목사는 ‘고난당하는 민중의 생존권을 위한 기도’에서,

“이천년 전 골고다에서 생명을 빼앗긴 예수님의 모습을 오늘날 다시 보게 됩니다. 이 사람의 피에 대해 나는 무죄하다고 말하던 빌라도도 여전히 우리 앞에 서있습니다. 약자들이 삶의 권리를 빼앗기고 생명까지 죽임당하는 이 땅”을 고발하였다.

또한, “대한민국의 봉건적 자본주의 체제는 다수의 국민이 아니라 오로지 기업이윤을 위해, 효율만을 쫒으며 생명도 안전도 최소한의 규제도 무시”하고 있음을 성토하고, “대기업만 살찌우는 공공서비스의 민영화가 의료민영화에서 철도와 수도, 가스민영화까지 시도되고 있습니다. 이런 거대한 마피아 체제에 저항하는 이들의 기도에 응답하여 주옵소서.” 주님께 간구하였다.

 

▲ 기독교대한감리회 전국연합회 임원들

 

▲ 그날의 몸짓 – 삼무곡자연예술학교 최어진 학생

 

임사자 세 명이 대표기도를 마치자 스피커를 통해, “가만히 있으십시오. 움직이지 말고 가만히 있으십시오. 가만히 있으십시오.”라는 말이 끊임없이 되뇌지는 가운데, 하얀 천을 쓴 최어진 학생(삼무곡자연예술학교)이, 세월호 속에 수장돼가던 희생자들을 몸짓으로 표현하여 성도들을 눈물짓게 하였다.

 

이날 기도회를 이끈 남재영 목사(빈들교회)는, “오늘 대통령 담화문을 듣고 지금 진도 팽목항은 분노로 터질지경”임을 전하고, “세월호참사 유가족 대변인인 유경근 성도께서 증언하기로 했으나, 대책위원들이 서둘러서 진도 팽목항으로 다시 내려가셔서 참석을 못하셨습니다.” 이에 유가족 유경근 성도의 담임, 안산 화정교회의 박인환 목사를 첫 번째 현장증언자로 소개하였다.

 

▲ 현장증언1. 박인환 목사 (화정교회)

 

“우리 교회에서는 고등부 유예은 학생이 희생되었습니다. 딸만 넷인 집의 둘째 아이인데, 제가 볼 때, 제일 예쁘고 제일 명랑하고 그리고 우리 화정교회 학생회장이었습니다. 제 딸이 학생부 지도교사인데, 우리 딸아이하고 정말 죽이 맞아서 즐겁게 학생회 활동을 잘 하던 그런 아이였습니다.” 그는 허공을 보며 침묵하다 말을 이었다.

“이런 사고를 겪으면서, 제가 한 달이 지났지만 담임목사인 저도 하루 3시간 이상 자본 적이 거의 없습니다. 그제까지만 해도… 12시에 자면 2시 반에 벌떡 일어납니다. 잠이 오지 않아요… 담임목사가 이렇다면, 그 가족의 마음은 어떻겠습니까. 지금 안산은 잿빛도시가 되어버리고 말았습니다.”

박인환 목사는 팽목항 이야기를 하려다, 유경근 교우의 동생인 유홍근 목사를 불러 형 대신 이야기하게 하였다. 그는 팽목항에 열흘 이상 조카의 시신을 찾기 위해 나가있었다.

 

▲ 유가족 증언. 유홍근 목사

 

“형이 와야 되는데, 금방 소개 들으신 것처럼 여러분이 상상하시는 이상으로 급박한 상황이 되어서 부득이 오지 못했습니다. 지금 가장 집중할 기도제목은 아직 돌아오지 못하고 있는 실종자들을 위한 기도입니다.

예은이는 137번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돌아왔는데, 아직도 돌아오지 못해 번호를 받지 못한 아이들과 가족들은 지금 죽어가고 있습니다. 살아도 산 것이 아닌 상황입니다. 이를 위해 기도해주시기 바랍니다. 실종자들이 마지막 한 명까지 돌아올 수 있는 그것이 지금 여러분들이 하셔야 될 기도제목이라고 생각되어집니다.”

유홍근 목사는 유족으로서의 복잡한 심경이 되어 말하는 내내 경직되어 있었다. 이 자리에 모인 성도들은, 희생된 유가족이 직접 건네는 말에 죄인이 된 심정으로 듣고 있었다.

 

▲ 현장증언2. 감리교신학대학 도시빈민선교회 회장 이종건 전도사

 

두 번째 현장증언이 이어졌다. 감리교신학대학 도시빈민선교회 회장 이종건 전도사였다. 그는 얼마 전 광화문 세종대왕상 앞에 올라 정권을 질책하다 연행됐던 바로 그 청년이었다.

“기독인은 예수 때문에 죽을 수도 있습니다. 제게 하는 것 같은 그 말. 저는 이렇게 들렸습니다. 종건아 네가 세월호 침몰하기 전에 죽지 않아서, 아이들과 시민이 죽었다. 감신아, 규제완화의 탈을 쓴 생명의 자본화가 얼마나 위험한지 알고 있었으면서 그것 막으려고 네가 죽지 않아서 아이들이 죽었다. 감리교회, 네가 바른 소리 옳은 소리 하며 예수를 위해 죽지 않아서, 그래서 세월호가 침몰했다.”

그는 의분에 차서 소리쳤다. “예수님은 탄압받고 억압받던 사람들 때문에 죽으셨던 예수님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도 탄압받고 억압받는 사람들을 위해 죽어야 합니다. 죽어야하는 신학생이요, 목회자요, 평신도입니다. 더 이상 예수의 이름을 부끄럽게 만들지 말고 예수 위해 죽을 수 있는 그리스도인이 됩시다.”

 

▲ 성경봉독. 고난함께 이진아 청년

 

▲ 특송을 부르는 전화다오 중창단

 

▲ 시청 앞 대한문 광장에 운집한 감리교비상시국기도회 제1부

 

시국기도회로 모여 온 성도들은, ‘예수님은 우는 자의 위로와 추한자의 정함이 되심’을 찬송(96장 예수님은 누구신가) 부르며 마음을 추슬렀다. 이어 고난함께 이진아 청년이, “스스로 지혜 있다 하나 어리석게 되어 썩어지지 않는 하나님의 영광을 썩어질 사람과 새, 짐승과 기어다는 동물 모양의 우상으로 바꾸었느니라” 로마서를 봉독하였으며, 전화다오 중창단의 특송, ‘솔아 솔아 푸르른 솔아’가 있었다.

 

▲ 감리교 비상시국기도회에서 말씀을 선포하는 박덕신 원로목사 (목정평 증경의장/수유교회)

 

신학생 시절부터 서슬이 시퍼렇던 독재와 유신에 맞서온 박덕신 원로목사(수유교회)는, 이날 ‘검은 그림자를 비켜주오’라는 제목으로 다음과 같이 말씀을 전하였다.

 

“조카 단종을 살해하고 왕위에 오른 세조가 존엄합니까? 국가기관 국정원 등을 동원해 민주주의를 압살하고 청와대의 주인이 된 이세벨이 정당한 대통령입니까? 세월호의 참상은 축소판 대한민국의 현실입니다. 60년대에 만들어진 퇴물 유신의 잔재들을 끌어 모아 조직한 정부는 대한민국을 위기로 몰아넣었고, 한국호는 기울어 물이 들어오고 있습니다.”라고 강력히 선언하고, “현 정부는 남북문제, 쌍용차문제, 천안함침몰, 밀양송전탑, 4대강, 제주강정마을 해군기지문제 등에 대해 시위도 말고, 전하지도 말고, ‘가만있으라’ 합니다. 과연 지금 정부가 하는 말만 믿으면 죽지 않을까요? 대한민국이 침몰하지 않겠습니까?” 반문하였다.

 

“선한 목자는 양들을 위해 자기 목숨을 버립니다. 그러나 삯꾼은 위기에 처할 때 양들을 버리고 먼저 도망합니다. 6.25 전쟁이 발발하자 이승만 정부는 서울이 함락 직전임에도, 가만있으라며 국민들을 버려둔 채 자기들만 탈출”했음을 상기시켰다.

 

이어서 박덕신 목사는 “한국교회에서 예언의 메시지는 사라져가고, 박정희 전두환을 축복하고 아부하던 거짓 예언자들이 시방도 대통령에게 아부하고 아첨합니다. 허세, 허상, 허풍, 인기, 물량적 축복 등 세속적 황금송아지 우상 앞에 절하고 야합합니다. 소금은 맛을 잃었고, 사회는 부패되고 약화”되었음을 지적하고, “무너져가는 사회에 대한 책임이, 자성과 참회를 모르는 한국교회에 있다.”고 오늘날 한국교계에 직격탄을 날렸다.

 

원로목사는 손을 들어올리며, “파렴치한 세상의 왕들, 의로우신 주님께 대항해서 싸운 용, 악마이며 사탄인 거짓 예언자와 짐승 우상에게 절하는 자들은, 산채로 유황이 불타는 불바다로 떨어질 것이다. 가롯유다와 빌라도, 이완용, 전두환 같은 짐승들은, 세속에서는 날개옷을 입고 활개 치며 살았겠지만, 내세에서는 물론 현세의 역사에서도 영원한 저주의 자식들일 뿐”이라고 선포하였다.

 

▲ 봉헌위원으로 나온 청년들이 5월8일 세종대왕 상 앞에 올랐던 감신대 신학생들이다

 

▲ 봉헌기도. 기독교대한감리회 서울연회 여교역자회 홍보연 목사

 

▲ 하늬바람의 강민정 교우가 봉헌찬송을 하고 있다

 

말씀 선포 후 인도자는, “김성덕, 김중연, 백인혁, 이정안, 이종건, 이종혁, 이한열, 최건희” 이례적으로 봉헌위원들 한명한명을 호명하며 앞으로 나와 서게 했다. “제가 이 봉헌위원들을 앞으로 호명해서 부른 건, 이 학생들이 우리를 자랑스럽게 한, 세종대왕상 앞에 올랐던 감신대 학생들입니다.” 이 말을 듣자 대한문에는 우레와 같은 박수소리가 터져 나왔다.

 

▲ 시국선언문 낭독. 박정인 목사(감리교 농촌선교 목회자회)와 정수민 총무(감리교 청년회 전국연합회)

 

▲ 감리교 시국선언문 낭독을 위해 기립한 성도들 (대한문광장)

 

 

감리교비상시국기도회 시국선언문은 박정인 목사(감리교농촌선교목회자회)와 정수민 총무(감리교청년회 전국연합회)가 함께 낭독하였으며, 대한문 앞의 300여 명의 성도들은 모두 기립하여 함께 선언하며 아멘으로 화답하였다. 성도들이 화답하며 들어 올린 바람개비가 바람에 돌아가기 시작했다.

 

▲ 축도하는 차흥도 목사 (감리교 농촌선교훈련원)

 

제1부 예배를 마치면서 차홍도 목사(감리교농촌선교훈련원)는, “잠자는 자 가운데 깨우셔서 주님의 뜻을 따라 자기십자가를 지고 길을 따르게 하시는 그리스도의 은총과, 우리를 자녀로 삼으시어 하나님나라를 건설케 하시는 지극하신 사랑과, 우는 자들과 함께 울며 기대게 하시고 서로 손잡게 하시며 서로 껴안게 하시고 얼싸안게 하시는 성령님의 교통하심의 은총이, 이 땅의 아픔에 동참하고 있는 백성들 위에 그리고 성령의 바람에 힘입은 바람개비가 되어 이 땅에 당신의 의와 나라를 건설하고자하는 당신의 사랑하는 종들 위에 영원토록 함께하시기를” 간절히 축원하였다.

 

▲ 감리교 시국대책위원회 집행위원장 진광수 목사

 

 

 

예배가 끝난 후, 감리교시국기도회 집행위원장 진광수 목사가 잔잔한 목소리로 말하였다.“1월14일에 1차 비상시국기도회를 하나님께 드리고 그리고 2차 시국기도회를 준비하던 중에 세월호참사가 터졌습니다. 혼란스런 가운데도 분명한 것은, 우리 아이들이 ‘가만히 있으라’고 하는 어른들의 이야기를 따르다가 수장되었다는 것입니다. 이 분명한 사실은, 우리에게 더 이상 가만히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가르쳐주고 있습니다.”

“세월호 참사로 쓰러져간 304명의 고귀하고 안타까운 생명들이 불러일으킨 그 바람이 우리의 손에 쥐어져서 이제 이 땅위에 생명의 바람개비, 민주의 바람개비, 민중의 바람개비가 되어서 저 귀한 생명들 앞에 부끄럽지 않은 건강하고 민주적인 나라를 세워야 하는 책임이, 살아남은 우리들에게 있음을 믿습니다.”

 

▲ 행진기도인도. 전남병 목사 (선한이웃교회)

 

▲ 감리교시국기도회 시가행진

 

감리교비상시국기도회 제1부 예배가 끝난 대한문 앞.

하얀 성의와 하얀 스톨, 로만칼라를 목에 찬 목회자들이 십자가를 앞세우고 앞장을 섰다. 그 뒤로 신학생과 평신도지도자 300여명의 성도들이 횡단보도를 건너 시청광장으로 나아갔다. 기도행진은 전남병 목사(선한이웃교회)가 “감리교인들은 규칙쟁이입니다. 때문에 질서정연하게 애도의 마음을 가지고 행진하겠습니다.” 안내하며 인도하였다.

 

이 어두운 밤에 시청광장에는 카톨릭교회 역시 시국미사를 드리고 있었다. 감리교시국기도회는 미사에 방해가 되지 않게 침묵하며, 질서정연히 청계광장으로 향하였다.

 

시청을 지나자, 시국기도회는 인도를 따라, “뜻 없이 무릎 꿇는 그 복종 아니요, 운명에 맡겨 사는 그 생활 아니라” 찬송(460장)을 부르며, 시가행진을 벌였다. 앞에서 선창하는 구호를 뒤에서 제창하며, “실종자를 찾아내라”, “책임자를 처벌하라”, “대통령이 책임지고, 진상을 규명하라” 목이 터져라 외치며 앞으로 나아갔다.

 

▲ 감리교본부 앞 청계광장에서 감리교시국기도회 행렬이 기독교장로회 한신대학교와 연대하며 환호하고 있다

 

▲ 감리교본부 앞 청계광장에서 단식기도중인 한신대 신학생들과 이에 동참을 선언하는 감신대 신학생들

 

▲ 감리교본부 앞 청계광장에서 제2부 기도회 축도하는 송악교회 이종영 목사

 

밤 9시. 가두행진을 하여 제2부 기도회 처소인 감리교본부 앞 청계광장에 도착한 감리교시국기도회는, 기독교장로회 한신대학생들을 만나 연대하며 환호하였다. 또한 이 자리에서 단식기도 중인 한신대 신학생들과 더불어 감신대 신학생들이 함께 단식기도를 선언함으로, 분위기가 무르익어갔다.

 

청계광장 소라탑 앞에서 기독교장로회 신학생들과 함께 비상시국기도회 제2부 순서가 진행되었으며, 이종명 목사(송악교회)의 축도로 이어졌다.

“하나님, 사실은 세월호에서 수백 명의 새싹들이 죽어가기 이전에 이 땅의 감리교회가, 이 땅의 장로교회가, 우리 성도들과 교회들이 먼저 죽어있었음을 고백합니다. 그 결과로 이 나라의 어린 새싹들이 죽었는데, 아버지 하나님 여기 장로교회의 미래를 짊어지고 갈 신학생들이 목숨을 걸고 굶어가며 자기 몸을 내놓고 죽어가고 있습니다. 또 이 일에 우리 감리교회의 미래를 짊어질 신학생들이 또 함께하겠다고 합니다. 아버지 하나님, 우리를 찌르고 우리를 깨우치는 당신의 종들의 소리가 아닙니까.”

“이제 죽음을 각오하고 이 어둠과 죽음의 세력에 맞서 싸우는 우리 한신대학교 어린 신학생들 머리 위에, 또한 이 일에 함께하는 감리교신학대학 학생들 머리 위에, 그리고 이 일에 함께 참여하여 진정으로 생명의 바람을 일으키고자 간절히 원하며 결단하는 당신의 몸 된 교회의 성도들 머리 위에, 감리교회와 장로교회 이 땅의 모든 그리스도의 교회 위에 영원토록 함께 하옵시기를” 간절히 축원하였다.

 

▲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감리교시국기도회 제3부 기도회를 시작하고 있다

 

▲ 세종문화회관 앞 제3부 기도회 연설 중인 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 공동의장 감리교 박경양 목사

 

청계광장에서의 제2부 기도회를 마친 신학생들과 성도들은 흘러내리는 눈물을 닦으며, 제3부 기도회 처소인 세종문화회관으로 행진을 이어나갔다.

 

감리교비상시국기도회가 세종문화회관 앞으로 이동하자, 경찰병력이 바리케이트를 치며 진열을 갖추었다. 감리회 목회자들과 성도들은 질서정연하게 세종문화회관 계단에 모여 기도회를 준비하였다.

 

감리교시국대책위 집행위원장 진광수 목사는 제3부 기도회를 인도하며,

“참사가 난 이후에도 불통으로 일관하던 대통령이 한 달이 지난 오늘 담화를 발표했습니다. 온 국민이 기대를 품고 보았습니다. 그러나 자기가 하고 싶은 얘기만 떠들고 악어의 눈물처럼 한 방울 뚝 찍고는, 기자들의 질문도 받지 않고 나가 도망치듯 다른 나라로 날아가 버렸”음을 지적하며, “도데체가 진정성을 찾아볼 수 없는 행동”임을 비판하였다.

 

목회자정의평화실천협의회(목정평) 공동의장인 감리교 박경량 목사는 경찰과 대치한 세종문화회관 광장연설에서,

“세월호 희생자들이 사고로 죽은 것입니까? 아닙니다. 죽임을 당한 것입니다. 4월16일은 국민이 국가로부터 버림받은 날입니다. 그래서 전국이 분노하고 슬퍼하는 것입니다.” 정부의 무능함과 무책임을 지적하고, 주권자인 국민이 권력자의 뻣뻣한 목을 꺾어야 할 때임을 강조했다.

또한 위정자가 국민 앞에 무릎 꿇고 철저한 국민의 공복으로 역할 하도록, “대한민국의 살아있는 국민들이 침묵해서는 안 되며, 가만있어서도 안 됩니다. 가만히 있으라는 말을 듣고 죽어간 아이들을 보면서도 우리가 침묵해서는 안 됩니다. 일어서야 합니다. 광장으로 나가야 합니다. 그것이 생명을 지키는 길이요, 우리가 평화를 얻는 길이요, 우리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는 길”임을 성토하였다.

 

▲ 세종문화회관 앞 제3부 기도회를 진행중인 감리교비상시국기도회

 

▲ 세종문화회관에서 청와대로 가두행진을 이어가는 감리교시국기도회 행렬

 

▲ 세종문화회관에서 청와대로 향하는 중에 경찰병력이 막아서다

 

이날 3부에 걸쳐 진행된 기도회에는 과거 유신정권과 독재에 항거하며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일궈낸 감리교 원로목사들로부터 최근 광화문 세종대왕 상 앞에 올라 정부의 책임과 특검을 요구한 감리교 신학생들까지 기독교대한감리회의 선지자그룹들이 총 출동해 비상시국기도회를 이끌었으며, 이에 평신도기관장들과 성도들의 눈을 휘둥그레지게 하였다.

 

감리교비상시국기도회는 경찰병력과 대치한 가운데에서도 마지막까지 찬송을 부르고 구호를 외치며 그 자리를 지켰다.

 

기독교대한감리회 청장년선교회 강북지방연합회장이며 교단기자인 필자는 이 모든 일들을 증언하며, 오늘의 비상시국기도회를 통해 감리교회와 장로교회, 한국의 교회들이 세월호 어린 학생들과 함께 죽음으로서 – 그리스도와 함께 새롭게 부활하는 계기를 삼고자, 사명감을 가지고 세밀하게 기록하였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한 알의 밀이 땅에 떨어져 죽지 아니하면 한 알 그대로 있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느니라.” (요한복음 12장24절)

 

당당뉴스 박은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