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만난 루터 : 독일인 목사의 한국교회 이야기, 이말테

 

 

“오늘날 한국 개신교회는 루터 시대의 카톨릭과 닮아있다.” 그당시 “루터 시대의 천주교회 면죄부가 사후 세계를 향한 것이었다면 오늘 한국 개신교회에서는 현세의 풍요한 삶을 위한 것”이며, 한국교회의 “양적 성장주의가 세례의 ‘대(大) 바겐세일’을 만들었다.”

 

종교개혁 500주년을 기념하며, 독일교회가 파송한 한국선교사로 25년 동안 한국교회를 살펴 온 이말테(Dr. Malte Rhinow) 교수(목사)가 한국교회를 향한 진심어린 쓴소리를 내뱉으며 책을 출간했다.

 

이 교수는 500년 전 종교개혁 당시의 독일과 한국교회를 비교하며, “16세기 종교개혁(Reformation)이 성직자와 신도들 사이의 담을 허물었지만, 아직까지도 한국교회는 교권주의에 빠져 구약시대와 같이 거룩함과 세속을 가르고 있다”고 비판하며, “한국교회에 팽배한 교권주의가 종교개혁의 핵심인 ‘모든 그리스도인은 모두 다 사제’라는 만인제사장 (萬人祭司長, Priestertum aller Gläubigen, priesthood of all believers)을 거부하고 있다.” 이에 한국교회는 반드시 개혁돼야 한다는 주장에 한 치의 망설임도 없는 이말테 교수(목사)가 일갈하며 발표하였다.

 

 

독일 출신으로 뮌헨대에서 신학석사, 아우구스티나대에서 신학박사를 받고 1992년 선교사로 한국에 온 말테 리노 목사는(한국이름 이말테), 독일 루터교회의 선교사로 한국에서 25년을 선교하면서 한국과 독일의 사정을 골고루 잘 안다는 점.  두 민족 모두 분단의 아픔을 겪었다는 것과, 그는 한국어에도 유창하여 설교, 강연과 저술 역시도 우리말로 하고 있다.

 

이말테 목사(교수)는 “지금의 세속화된 한국교회는 16세기 카톨릭과 비슷하다”며, “오늘날 카톨릭교회는 개혁이 진행 중이지만, 지금의 한국교회는 개신교회라고 할 수 없다”

 

책 제목 ‘서울에서 만난 루터’가 암시하듯 그를 통한 이야기를 서울에서 루터를 만나는 심정으로 들어본다면, 오늘날 종교개혁가 마틴 루터가 한국교회를 향하여 들려주는 이야기라 할 수 있다.  따라서 그의 한국교회 비판은 매우 아프다. 그리고 우리에게 새로운 과제를 일깨워준다. 이 책의 저자 독일인 목사의 한국교회 이야기는 25년 혼돈의 시대를 서울에 살면서 – 매섭게 치면서도 어루만지며, 한국교회를 회복의 길로 인도하려는 예언자의 목소리로 다가온다.

 

 

 

< 머릿말 >

 

요즈음 제가 쓴 한국어 책이 있느냐는 질문을 가끔 받습니다. 학문적 논문들이 독일어, 영어 그리고 한국어로 출판되었고 독일어 책 두 권을 냈지만 한국어 책은 아직 출판되지 않아서 없다고 대답해 왔습니다. 그 부족함을 이제 채우게 됩니다.

이 작은 책에서 저의 일생 이야기도 하고, 한국에서 경험했던 사회와 문화와 교회 이야기도 하고, 교회에 대한 저의 생각들과 개혁 제안까지 모두 기록하였습니다. 제일 많이 강조한 부분은 현 한국 개신교회의 상황입니다.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던 한국 개신교의 급속한 양적 성장 시기가 끝났고 요즈음 교회는 위기에 처하였습니다. 위기라는 사실은 모두가 인정하면서도 그 위기를 어떻게 이해하고 대처해야 하는지에 대하여는 의견들이 매우 다양합니다. 아직 토론 중입니다. 필자는 이 책이 그 토론과 위기의 극복에 도움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저는 외국 사람이지만 한국인 독자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이야기도 할 수밖에 없습니다. 필자가 예의 없다고 판단하지 마시고 병든 것을 분명히 진단하기 위해서 비판이 날카로운 것이라고 독자 여러분께서 넉넉히 이해해 주시기를 부탁합니다. 아울러 한글 표현에 능숙하지 못한 점도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수많은 분들께 감사하고 싶습니다. 저를 키워주신 부모님과 가르쳐주신 선생님들부터 한국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시고 한국 문화와 사회와 그리고 한국교회를 설명해 주신 분들까지 모두 감사드립니다. 저랑 이 삶의 모험을 때때로 견디고 때때로 즐기며 함께 가는 동반자에게도 감사합니다.

 

2017년 가을이 오는 길목에서, 이말테

 

 

함께하는 글 _ 3
책머리에 _ 9
프롤로그 _ 14

마당Ⅰ 은총 가운데 열린 삶
나의 어린 시절 _ 22
신학공부의 길목에서 _ 28
나를 바꾼 생의 동반자와의 만남 _ 38
한국을 배우면서 _ 43
처가살이가 오히려 좋았어요 _ 45
반대했지만 갈수록 더 사랑해 주신 장인 _ 50
한국의 독재가 무너지는 경험 _ 55
기도와 한국 기독교인의 영성 _ 62

마당 Ⅱ 그 부르심을 향하여
안병무 박사와의 만남 _ 64
상계동 판자촌과 예수의 갈릴리 _ 67
미국교회를 너무 따라간 한국교회 _ 71
한국의 문화적 전통과 교회 _ 77
한국교회에 깊이 박힌 샤머니즘과 기복신앙 _ 83
한국교회 토착화에 대한 나의 생각 _ 88

마당 Ⅲ 새 술과 새 부대를 준비하며
두 가지 대립과 갈등 _ 94
한국 기독교와 배타주의 _ 99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화’ _ 104
흑백논리는 죽음의 그림자 _ 110
한국교회, 무엇을 고치고 무엇을 바꿀까? _ 114

마당 Ⅳ 한국교회의 진통과 바로 봄
한국교회에 대한 비판 _ 130
성직매매의 비극 _ 134
공교회의 전통으로 돌아가야 _ 137
한국교회의 슬픈 자화상 _ 139
자본주의와 너무나 친한 한국교회 _ 143
급변하는 한국사회 속의 교회 _ 148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도 맑은 법 _ 150
툭하면 고소, 복수는 비극 _ 153
유교가 한국교회에 미친 역기능 _ 155
독일교회에서 목사는 교인 중의 한 사람 _ 160

마당 Ⅴ 진리로 거듭나는 길목에서
한국교회 예배와 기독교인의 삶 _ 166
영성이라는 ‘질그룻’ _ 172
목회자의 새로운 정체성과 모델 _ 181
타종교에 대한 관심과 교류 _ 183
독일교회와 한국교회의 다른 점 _ 187

마당 Ⅵ 예수 그리스도를 기다리며
종교개혁 500주년, 무엇을 해야 할까? _ 198
한국교회, 개신교라고 말할 수 있나? _ 205
한국교회, 신학교육을 새롭게 하라 _ 214
유교질서보다는 기독교윤리 _ 219
어떻게 가르치고 실천할 것인가? _ 224

에필로그 _ 226
참고도서 _ 230

 

서울문화원 박은석 기자